작가는 한국적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쉬운 주제는 아니었다. 지금 의미가 있고 유효한 우리의 아름다움, 그것은 백자나 목가구에서 느껴지는 간결하고 우아한 선과 빛깔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전통을 현대적이고 모던하게 해석하되 본질을 잃지 않는 것, 그는 우리나라와 세계를 탐색하며 이 백색 다기를 상상했다.
공예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감성의 결정체다. 도예가 조다니엘은 진보적이며 젊은 작가로 사람들이 다기를 친숙하고 쉽게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전 다기의 감성을 동시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것. 그래서 '첫 차와 첫 다기'라는 컨셉트를 정해 이번 작업을 진행했다. 누구나 처음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사용감이 좋은 심플한 백색 3인 다기 세트는 가족, 연인, 개인 누구와 써도 잘 어울린다. 따뜻하고 온순한 느낌으로 자연스레 생활에 녹아드는 다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도예가 윤상종은 자신의 다기와 도자기가 사람들 곁에서 제 역할을 가지고 매일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감상하는 다기가 아닌 편안하게 쓰면서 예뻐하는 그런 그릇이 되길 원한다. 그가 오설록을 위해 작업한 2인 다기는 꽃잎 모양 홈이 있어 티백 실을 편안하게 걸칠 수 있다. 또한 다관은 손으로 쥐기 좋게 목이 좁고 덮개가 없다. 간결하게 편리하되 백자의 품격을 잃지 않는 우아한 다기다.
그는 세상의 모든 물건이 너무 빨리 소모된다고 느낀다. 자신의 작품으로 작은 부분에서 낭비를 막고 사람들이 멋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탄생한 일인 다기는 티백이나 찻잎을 여러 번 우려낼 수 있도록 내부에 거름망을 넣었다. 책상에서 테이블 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사람들이 즐겨 쓰는 도구가 될 작품이다. 찻물 수색을 닮은 청취빛과 백색 두 가지로 작업했다.
김선미 작가는 결정유 유약을 좋아한다. 도자기가 가마 안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 특히 유약의 변화를 의미하는 요변이 심해서 가마에 들어가면 어떻게 나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유약이다. 노심초사하며 작업을 끝내고 살펴보면 버리는 도기가 대부분이라 속상할 때도 있는 그런 재료다. 그러나 버리는 도자기들 사이로 단 하나 회화적 느낌이 잘 표현된 도자기를 발견할 때면 그 기쁨은 그간의 고생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고, 맞추기 어렵기에 더 맹렬히 도전하게 되는 그런 매력을 그녀는 좋아한다. 이 숙우는 그 유약을 써서 물고기 비늘같은 질감을 살린 것이다. 기물에 꽃이 피듯 비정형적으로 만들어진 이 무늬로 그릇의 정체성을 표현했다고 한다.
오설록과 디자인 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녀는 명차 장원을 선물로 받았다. 귀하고 소중한 찻잎이라 마실 때마다 많은 걸 생각하게 된다는 그녀이다. 이 숙우를 구울 때 장원과 함께 했다. 차를 마시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이 있는 것처럼 도자기 또한 그런 기다림의 연속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고 마음을 가다듬는데 차와 흠악이 더 없이 좋은 벗이 되어준다고 한다. 손이 많이 가는 편한 그릇을 만드는 것. 언제나 고되지만 행복한 그녀의 일이자 바람이다.